취업하기 위해서 흔히 '스펙'을 쌓아야 한다고 합니다. 어떤 구직자는 어학 점수는 기본이라는 얘기에 토익 900점 이상, 오픽 IH이상을 받기 위해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소비하기도 합니다. 필자는 어학점수가 필수적인 핵심 스펙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어떤 스펙이 취업 시 유효한 스펙이 될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취업-스펙



1. 취업 스펙?

스펙이란 단어는 영어로 Specification(세부사항)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어떤 가전 제품을 구입했다고 하면 이에 대한 Specification이 제공되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일반적으로 이 Specification은 구매한 가전 제품의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적인 제품 사양에 대한 설명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취업 스펙이란 제품 사양에서 '구직자가 취업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소양' 정도로 그 의미가 확장되었다고 생각하시면 편할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기업 인사 담당자 또는 현업 면접관으로부터 스펙이라고 인정받을 만한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요? 아래에는 구직자 입장에서 소위 스펙이라고 생각되는 것들을 나열해 보겠습니다.

  • 학력
  • 학점
  • 자격증
  • 어학점수
  • 공모전
  • 인턴 경험
  • 아르바이트 경험
  • 대회 수상 실적
  • 대외활동
  • 봉사활동

여러가지를 굉장히 많이 나열하였는데요. 위의 모든 사항들이 직접적이고, 결정적으로 취업하는 데 있어서 중요하게 작용할까요? 먼저 필자의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답은 '아니다.'입니다. 상대적으로 기업에서 덜 중요하게 생각하는 스펙이 분명 존재하고, 따라서 구직자는 상대적으로 유의미한 스펙을 쌓는데 더 집중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2. 각 스펙별 유효성 수준

각 항목별 스펙 유효성 수준이 어떻게 되는지 아래의 표와 각 세부 설명을 통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 각 항목별 스펙 유효성 수준

구분

스펙 유효성 수준

높음

중간

낮음

학력



학점



자격증



어학점수



공모전 실적



인턴경험



아르바이트 경험



대회 수상실적


    

대외활동



봉사활동




1) 학력

최근에 들어서는 기업의 인사 담당자 또는 면접관들이 학력에 대하여 과거보다 중요하게 보는 비중이 낮아진 것은 사실입니다. 학력과 업무 성과의 상관 관계가 무조건 정비례가 아님을 인지하고 있거든요.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학력은 기업에서 채용 시 중요하게 보는 스펙 중 하나라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물론 기업에 따라 학력을 채용 시 전혀 고려하지 않는 곳도 있겠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흔하게 지원자의 역량을 판단할 때 참조하는 것이 학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추후 시간이 갈수록 학력의 스펙 유효성은 '높음'에서 '중간' 또는 '낮음'으로 이동하리라 예상됩니다. 학력이 좋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성과를 보장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아쉽지만 대부분의 구직자에게 학력이란 이미 지나온 과거이기 때문에 변경하기 어려운 스펙 요인입니다. 따라서 현재 내가 바꿀 수 있는 다른 요인에 집중해야 합니다.


2) 학점

학점은 중간 수준의 유효성을 가지고 있다 판단됩니다. 지원자의 재학 시 성실도를 판단하는 척도가 될 수 있겠으나, 채용 의사 결정에 있어 절대적이진 않습니다. 오히려 학점은 대졸 신입 지원 시 최소 지원 요건 중 하나로 활용 됩니다. 이를 테면, 지원요건 : 학점 3.xx점 이상 이런 식으로요.

최근에는 학점의 스펙 중요도 역시 학력과 마찬가지로 그렇게 크게 유의미하게 보고 있지는 않습니다. (지나치게 극단적으로 평균 1점대에서 2점대인 학점을 제외하면)

사실 학력이나 학점은 현재 시점에서 지원자가 개선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아래의 순서부터 스펙 유효성을 따져보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3) 자격증

많은 분들이 취업을 위해서 자잘한 자격증을 잔뜩 취득하고 있으신데요. 사실 현직자 입장에서는 정말 유의미하고 취업을 장담할 수 있는 자격증은 '전문직'자격증 뿐 입니다. 이 외에 취득하는 데 큰 노력이나 기간이 소요되지 않는 기타 자격증은 해당 직무에 대한 '관심'정도를 어필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그래도 없는 것 보다는 있는 게 낫지 않나요? 라고 한다면, 당연히 없는 것 보다는 있는 게 낫습니다. 하지만, 그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소요하는 시간 대비 효용성이 크냐고 한다면 그렇지 않습니다. (단, 예외적으로 이공계열의 각종 기사 자격증이 지원 분야와 일치할 때는 그 유효성이 높음.)

정리하자면, 전문직 자격증 또는 기사 자격증과 같이 지원 분야와 충분한 업무 접점이 있는 경우의 자격증을 제외하고는 취업 시 크게 유의미하지는 않다 입니다.

(예를 들자면, 재경관리사 같은 자격증 취득 유무가 재무회계팀을 취업하는 데 있어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4) 어학점수

그럼 어학점수는 어떨까요? 소위 공인 영어점수나 제 2 외국어의 점수도 취업하는 데 있어 크게 유효하지 않습니다. (단, 외국어가 필수적인 상사에 취업하거나, 외국 본사와 커뮤니케이션이 지속적으로 필요한 직무는 당연히 예외) 

기업 인사 담당자의 입장에서 어학 점수를 보는 것은 지원자의 아주 기초적인 성실도를 판단하기 위해 살핀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따라서 더 높은 어학점수를 취득하기 위해 정성을 쏟기 보다는 다른 역량적 강점을 어필할 수 있는 스펙을 쌓아나가시는 것이 더 효율적입니다.


5) 공모전 실적

공모전 수상 실적은 충분히 유효한 스펙 중 하나입니다. 공모전 수상 자체가 어떤 목표를 달성한 성공 경험이고, 공모전 성공 경험은 실제 회사에서 이루어지는 프로젝트 단위 업무 성공과 유사한 부분이 많기 때문입니다.

물론 공모전 실적이 있다고 해서 어느 기업이든 무조건 100% 취업한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지원자 대비 더 높은 경쟁력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6) 인턴 경험

인턴 경험은 확실히 그 유효성이 매우 높은 스펙입니다. 그 중에서도 지원 직무와 동일한 직무의 인턴이거나 지원 회사에서 제공한 인턴 경험이라면 그 유효성은 더욱 높아 집니다.(인턴 평가를 아주 좋지 않게 받은 경우는 제외)

인턴은 직무 경험 뿐 아니라 회사의 조직 문화나 보고 체계에 대한 경험을 수반하는 기회이기 때문에 그 효용성이 상당히 크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위의 공모전 실적과 마찬가지로 인턴 경험이 있다고 하여 취업을 100%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7) 아르바이트 경험

아르바이트 경험도 충분히 유효한 스펙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 지원한 회사나 지원 직무와의 유사성이 있을수록 그 효용성은 더욱 큽니다. 예를 들어, 어떤 커피 관련 생산/유통/판매 회사라고 한다면, 실제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얻은 경험이나 인사이트가 자기소개서나 면접 시 크게 어필이 될 수 있겠죠.

가령 또 다른 예를 들자면, 쿠팡 물류 아르바이트를 6개월 이상 하신 지원자 분이 쿠팡 유통 사무직 신입에 지원하였는데, 자신의 아르바이트 경험을 살려 유통 관리 시의 개선점에 대하여 제안한다면? 그것이 설령 적용하기 어렵고, 헛점이 많은 제안이라 할지라도 그렇지 않은 지원자보다는 면접관 입장에서 좋은 점수를 줄 수 밖에 없을겁니다.


8) 대회 수상실적

대회 수상 실적은 낮은 유효성을 갖습니다. 물론 그 대회의 규모가 굉장히 크고 실제 직무 연관성이 크게 있다면 높음 수준의 유효성을 책정할 수 있겠습니다. 예를 들면 IT개발자의 프로그래밍 대회나, 서버 보안관리자의 서버 보안 관련 대회 입상 성적이라면 이 경우에는 높은 유효성을 가지겠죠.

그러나 이 외의 아주 직접적인 직무 연관성이 있는 대회 수상실적이 아니라면, 취업 시 크게 유의미한 스펙으로 판단하지는 않습니다.


9) 대외활동 및 봉사활동

'ㅇㅇ 서포터즈'같은 대외활동과 봉사활동은 취업 시 큰 의미가 없는 경우가 사실 대부분입니다. 어떤 스펙을 쌓을지 몰라서 막연히 대외활동이나 봉사활동에 집중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그 방향성을 바꾸시기를 조언 드립니다.

물론 상기의 경험이 무용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투자한 시간 대비 효과가 미비하다고 판단되는 것이죠. 다른 케이스와 마찬가지로 특수성이 있는 상황에서는 충분히 높은 유효성을 가질 수 있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비영리단체나 NGO같은 기관에 지원 시 봉사활동은 큰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



마무리

오늘은 어떤 스펙이 좀 더 유효성이 있을 지에 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 결론은 취업을 위해 전략적으로 내가 최선의 효율성을 가지고 쌓아 나갈 수 있는 스펙을 쌓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 입니다.

물론 필자의 생각이 항상 정답은 아니기 때문에 저와 다른 견해를 가지고 계신 분들도 계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채용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인사팀 현직자의 관점에서 작성된 해당 내용은 지원자 분들께 충분히 도움이 될만한 정보라고 생각합니다.

취업을 위해 노력하고 계신 취준생이나 또는 이직을 위해 스펙 상 보강이 필요한 경력자 분들께 이 글이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